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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k

KEITH CROSS & PETER - Bored Civilians

조회 수 3721 추천 수 0 2011.11.16 00: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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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ROSS & PETER - Bored Civilians
지쳐버린 도시인, 그러나 너무나도 따뜻한 음악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것이 새롭기만한 봄과 자신의 성숙한 모습을 뜨거운 햇볕으로 과시하는 여름을 지나, 언제 그랬냐는 듯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 사이를 지나갈 때면 이미 겨울은 우리 눈 앞에 다가와 있다. 사람들은 너, 나 할것없이 두꺼운 잠바와 코트를 꺼내 주머니에 손을 푹 집어넣고 1년만에 다시 찾아온 동장군을 맞이한다.
차가운 겨울 날씨. 어제를 돌이켜볼 여유도 없이 오늘을 살아가야하는 도시인들의 마음은 더욱 피곤하다. 아무도 없는 돌담길. 긴 머리를 휘날리며 걷고있는 Keith Cross와 롱코트에 목도리를 두른 Peter Ross의 뒷모습이 더욱 을씨년스럽기만하다.

앨범타이틀「Bored Civilians」, 회색빛의 앨범커버에 비친 두명의 도시인. 이것으로 이 앨범에 대한 소개는 더 이상 필요가 없게된다. 아니, 그것이 최선의 해설 지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음악을 들어보는 일 이외에.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일단 음악을 한 번 들어보고 해설지를 읽길...
이번에 소개되는 Keith Cross & Peter Ross의 유일한 작품「Bored Civilians」는 많은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려왔던 앨범이다. 몇 년전 일본에서 발매된 바가 있긴 하지만 이미 절판된지 오래되어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의 국내발매 앨범에는 보너스 2곡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어 더욱 가치가 있다. Keith Cross. 우리들이 그의 이름을 처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T2 에서이다. 당시 17살의 천재소년 Keith Cross의 기타, Peter Dunton의 드럼과 보컬, Bernad Jinks의 베이스. 이렇게 3파트로 구성된 전설의 그룹 T2는「It'll All Work Out In Boomland」를 발표하지만 평소 마일즈 데이비스 와 존 맥그로플린 등 재즈 뮤지션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Keith Cross는 결국 T2를 탈퇴하고 만다. 반면에 Peter Ross는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이름이다.

Black Cat Bones 등의 블루스 밴드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Fairport Convention과 Hookfoot 등의 레코딩 세션에도 참가 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경력면에서 따진다면 Keith Cross가 월등히 앞서긴 하지만, 이 앨범이 주는 뛰어난 감흥 때문에 청자들은 Peter Ross라는 약자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나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예요. 커피 광고의 누구 처럼 Keith Cross는 대변신을 하고 있다. 우리는 T2에서 들을 수 있었던 Keith Cross의 화려한 기타웍 대신에 분위기 있고 다정스런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록과 재즈적인 색채를 띄면서 우수에 가득찬 목소리로 뛰어난 분위기를 연출하는 Keith Cross. 채 20살이 안된 친구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다니...
여기에 가창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경쾌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Peter Ross의 포크적인 요소와 블루스적 요소가 뛰어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결국 T2와 포크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겨울의 이미지가 잘 나타나는 첫 곡 (The Last Ocean Rider)는 Peter Ross가 그의 포크 지향성을 경쾌한 리듬에 실어 만든 작품이다. 공기는 차갑지만 그것을 뚫고 우리의 귀에 전달되는 어쿠스틱 사운드는 따뜻학기만 하다. Keith Cross의 작품인 앨범 타이틀 곡 (Bored Civilians)는 마지막 곡 (Fly Home)과 함께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이 된 곡으로 자켓분위기와 일치하는 분위기가 더욱 씁쓸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비록 2분일 조금 넘는 짧은 곡이지만 세상사에 지쳐버린 도시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듯 시종일관 차분한 톤으로 따뜻한 곡이다. 세 번째 곡 (Peace In The End)는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여성 포크싱어 Sandy Denny가 재적했던 포크 그룹 Fotheringay의 작품을 리바이벌한 곡이다. 앨범을 여러번 듣다보면 어느샌가 모르게 Keith Cross와 Peter Ross의 분위기에 젖어들게 마련인 우리들로서는 왜 그들이 이 곡을 여기에, 그것도 앨범의 맨 끝이 아닌 중간에 넣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어쨌든 강한 인상을 주는 제목에 걸맞게 긴장감 있게 전개되는 피아노 기타와 두명의 하모니가 게스트들의 합창과 어우러져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듯 목소리를 돋구고 있다.
이어지는 곡 (Story To A Friend)는 Keith Cross의 재즈지향성이 잘 나타난 10분이 넘는 대곡이다. 비록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T2를 등지긴 했지만 그 시절의 대곡들을 잊지 못한 것일까? 드넓은 강물에서 배를 타고 지나가듯 긴장감있게 흐르는 전자올갠 소리를 뒤로하고 들리는 여성의 허밍과 Caravan의 앨범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 플륫주자 Jimmy Hastings (그룹 Caravan의 기타리스트 Pye Hastings의 친형)의 신비감을 더해주는 플륫이 고요히 흐른다. 이미 목소리는 외침에 가까워지고 있고, 브라스 악기가 동원되어 록적인 색채와 동시에 재즈적 색채가 진하게 풍겨나오고 있다.
다음곡은 (Loving You Take So Long). 분명히 Peter Ross가 분위기 면에서 Keith Cross보다 한 수 아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의 능력을 평가절하 할 수 없는 이유는 Peter Ross의 고유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I'll Give Some Words To Say. I'll Give Some Anyway. 하지만 필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마음 속 깊이 전해지는 감동을 글이라는 한계가 뚜렷한 표현수단으로 나타내려니 그럴 수 밖에. 접속곡을 듣는 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다음 곡 (Pastels)는 이른 겨울 장갑을 채 끼지 않은 손바닥을 호호거리며 비벼대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Keith Cross의 뛰어난 변신을 잘 보여주는 매우 감성적인 곡으로 은은한 기타소리와 파스텔톤의 하모니가 매력적이다.

T2시절 새로운 Eric Clapton으로 여겨지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그룹을 등진 Keith Cross. (The Dead Salute)에서 들을 수 있는 기타 사운드는 마치 에릭 클랩튼의 (461 Ocean Boulevard) 앨범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작곡은 Peter Ross가 해서 경쾌한 분위기의 흥겨운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지만 기타는 Keith Cross가 치고 있는 것 같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Pastels)와 함께 이 앨범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주는 소곡 (Bo Radley)가 오직 피아노와 Keith Cross의 목소리만이 허공을 울리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준다.

Keith Cross와 Peter Ross가 공동으로 만든 유일한 곡 (Fly Home). 지친 도시인들의 종착점은 따뜻한 집이었다. 단순한 건축물로서의 개념을 넘어서 인간에게 정신적 안식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집은 특히 현대인들에게 있어 더없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같은 해인 72년에 발표된 Deram의 또 하나의 명반 Parlour Band의 「Is A Friend」 (한국에서도 거의 동시에 발매된다.)의 마지막 곡명이 (Home)이라는 사실도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잔잔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집의 훈훈한 공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2개의 추가 보너스곡으로 (Can You Believe It)과 (Blind Willie Johnson)이 수록되어 본작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이 앨범에 대해 Keith Cross와 Peter Ross는 "본작 「Bored Civilians」의 제목이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문화에 관한 하나의 언급이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유행에 휩쓸려 갈피를 못잡는 다른 젊은이들과 달리 자신들의 뚜렷한 음악적 주관을 가지고 있었던 Keith Cross & Peter Ross. 이미 다 떨어져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들과 달랑 2장의 종이만이 처량하게 달려있는 달력을 바라보며, 그 말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본다.

앨범 발표당시 20대였던 Keith Cross와 Peter Ross가 늦가을을 지나 겨울을 맞이하는 계절을 형상화한듯한 이 앨범은 비록 나이는 젊지만 이미 지쳐버려 자칫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도시인들(Bored Civilians)에게 넉넉함을 전해주고 있다.

이제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아볼 때다.
글/맹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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