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라베 드 빨로(Jarabe de palo)는 스페인어로
수액(樹液: wood syrup)이라는 뜻이다.
수액은 분명 존재하지만 '나무'와 '액체'는 언뜻 보기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사물이다.
사물의 이런 특징이 이들의 음악적 특징과 연관될까. 적어도 이 음반을 듣고 난 결론은 그렇다.
이런 생각은 미리 예상한 것이 아니라 음악을 다 듣고 난 뒤 억지로 끄집어낸 것이지만.
'언뜻 보기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음악 장르를 도식적으로 분류하면 '쿨(cool) 모던 록'과 '핫(hot) 라틴 리듬'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하라베 드 빨로의 음악에는 이런 두 장르의 상반된 특징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하라베 드 빨로는 6인조 밴드이지만
실제로는 '
빠우 도네스(Pau Dones)와 그의 동료들'에 가깝다.
1966년생으로 10대 시절부터 밴드를 결성하여 연주했지만
대학교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뒤에는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다는 그의 뜻밖의 경력이 음악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알기는 힘들다.
어쨌든 그는 30대가 되어서야 첫 음반을 발매했고 "La Flaca"가 우연찮게 히트하면서 비로소 자기의 길을 찾은 경우에 속한다.
이 곡은 1997년 여름 스페인에서 대박을 터뜨린 곡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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