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산업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감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은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불렀다.
50년에 출간한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에서 리스먼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세가지 타입의 서로 다른 인간유형을 제시했다.
전통과 과거를 행위모형의 기준으로 삼는 전통지향형, 가족에 의해 학습된 내면적 도덕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하는 내부지향형, 동료나 이웃 등 또래 집단의 눈치를 살피며 그들의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외부지향형이 그것이다. 이중 고도 산업사회에서 탄생한 외부지향형 인간들은 타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늘 관심을 기울이며 그들로부터 격리되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리스먼은 진단했다. 겉으로 드러난 사교성과는 달리 내면적인 고립감에 번민하는 고독한 군중이 바로 현대인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의 폭발적 보급은 현대인이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고독한 군중은 '접속된 군중(The Connected Crowd)'으로 변했다.
무스타키는 "인터넷과 함께라면 난 결코 외롭지 않다네"로 노랫말을 바꿔 불러야 할 판이다. 고독을 동반하지 않는 사색과 성찰은 없다. 배움은 접촉에서 오지만 깨달음은 사색에서 온다."사색이 없는 배움은 견식이 좁다(學而不思卽罔)"고 공자는 말했다.노랗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고독한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계절이다.
하루 중 잠시만이라도 접속에서 벗어나 감미로운 고독에 젖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