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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닐스 페터 몰베르(Nils Petter Molvaer)는 [Khmer] 앨범에서 '자유로운 즉흥연주를 통한 현대음악으로의 융화'라는 테마 아래, '뚜렷한 대조'를 작곡의 메인 테마이자 나아가서 음악의 수단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했지만 커다란 변화를 수반하고 있지는 않다.
여전히 그의 내면에 내재돼 있는 음악적인 소재와 표현 방식들을 급진적으로 조합하는 시도는 계속됨을 느낄 수 있다. 현란한 리듬, 복잡한 가운데 정확성을 추구하는 대도시를 연상시키는 소재,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멜로디 라인, 게다가 부드러운 하모니, 다양한 사운드의 절묘한 컨트롤, 클래식으로 훈련된 연주력이 즉흥연주와 일으키는 마찰열... 바로 그런 것들이다.

몰베르는 이제 새 앨범 [Solid Ether]로 하여금 대립과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차이를 더 극명하게 드러냈다.
리듬이 한층 더 강해졌고 대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 역시 더욱 날카로와졌으며, 깨질 듯 말 듯 이어지는 멜로디 라인은 지극히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울림과 메아리만은 아주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다.
그의 음악은 '내가 바로 모든 것이다'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으며, 드럼과 베이스 등 여러가지 소리들간의 끊임없는 부딪힘 속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박자를 조금 느리게 늘어뜨리다가도 침착하게 음을 끌어올리며, 다시 강하게 음을 불어낸다. 그의 연주는 현실 속의 멜랑콜리와 넓고 넓은 바다로의 향해를 떠올리게 한다.

  - 슈테판 헨츠 / 디 차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