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agent: * Allow: / Mozilla/5.0 (compatible; Yeti/1.1; +http://naver.me/bot)
  • 즐겨찾기link
  • 홈페이지
  • 로그인
  • 회원가입
World

Hasta Siempre Comandante

조회 수 3846 추천 수 0 2005.10.05 22:36:13



            쿠바 혁명 영웅에 바치는 찬가

            

1997년은 체 게바라 서거 30주년이 되는 해였다.
세계 각지에서 불어닥친 게바라 열풍에 발맞추어 여러 기념 작업들이 진행되었는데, 그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것이 헌정 음반이다.
'Hasta Siempre Comandante'도 그 중 하나인데, 영국의 투미 레이블에서 발매되어 지난해에 한국에도 수입되었다.
붉은 표지 책은 금지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체 게바라의 얼굴이 선명한 CD가 당당히 수입되고 있으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 세상이 정상이 되어 간다고 해야 할까.

            
이 음반은 한마디로 '쿠바 혁명 영웅 동지'로서의 게바라에 초점을 맞춘 트리뷰트 앨범이다. 남미 게릴라 전사가 아닌 쿠바 혁명 영웅이란 것은, 다시 말해 음반의 성격이 라틴 아메리카보다 범위를 좁힌 쿠바 뮤지션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누에바 뜨로바 Nueva Trova의 세례를 받은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사실들은 누에바 뜨로바에 대해 알고 나면 자연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19세기 쿠바의 '포크' 음악이던 뜨로바를 혁명 이후 '새롭게'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는 누에바 뜨로바는 팝적이고 서정적인 스타일에 시적이고 정치적-민족적인 가사, 그리고 쿠바 전통 음악의 현대적인 계승으로 특징을 나타낸다. 

            
            눈여겨 볼 것은 '혁명 이후'에 모습을 드러낸 음악 형태이며, '정치적으로 공정한' 메세지 전달이 주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특징을 지닌 누에바 뜨로바가 혁명의 중심이었고 지금도 쿠바인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인물인 게바라의 추모에 동원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
게다가 음반 구성을 보면 '헌정 음반'이란 의도에 부합하기 위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음도 감지할 수 있다. 우선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을 피델 카스트로의 편지 낭독으로 채우고 있는데, 편지란 다른 게 아니라 체가 피델에게 보낸 진심어린 서한들이다. 민중들 앞에서 체의 편지를 낭독하는 카스트로의 속셈이 훤히 보이기는 하지만, '나를 자식처럼 받아주었던 쿠바 국민들을 두고 떠납니다. 이런 일들이 나를 몹시 슬프게 합니다..'하는 부분들은 듣는 이를 숙연해지게 만들기 충분하다.
장엄하고 흡사 '흑인 영가'를 연상시키는 합창으로 이루어진
'Comandante Che Guevara'나
'Cancion Fuebre Al Che G.'는 '헌정'이란 의도에 음반을 더욱 접근시키는데 일조한다. 그 외의 곡들 역시도 체 게바라를 기리는 우수어린 노래들이며, 쿠바 음악의 다양한 스타일이 망라되고 있다. 


            
            가령 까를로스 푸에블라 Carlos Puebla의 'Hasta Siempre Comandante'나 'Que Pare el Son'은 살사의 원조격인 손 Son에 속하는 곡들인데, 펄떡이는 봉고 리듬과 기타 선율이 특징을 이룬다. 싼띠아고 펠리오 Santiago Felio의 'Ayer y Hoy Enamorados'나 엘레나 부르께 Elena Burke의 'Cancion al Guerrillero Heroico' 등은 누에바 뜨로바를 단적으로 설명해줄만한 트랙이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건반 내지는 기타 연주 위에 정갈한 보컬만을 얹는 형태,
그리고 간혹 첨가되는 플루트, 멜로디의 서정성에 비교되는 선동적 가사와 같은 특징들 말이다. 또 흡사 하프처럼 영롱한 기타 선율이 매력적인 'Che Comandante'는 볼레로(Bolero)에, 구슬픈 멜로디와 피아노-기타-퍼커션-혼의 조화가 돋보이는 'Che Guevara'는 단손(Danzon)에, 농촌 음악같은 소박함을 지닌 'Respeto al Che Guevara'는 과히라(Guajira)에 각각 근접한 모양새를 띈다.
물론 이 모든 음악들은 좁게는 누에바 뜨로바로, 넓게는 누에바 깐시온 Nueva Cancion으로 묶여질 수 있다. 쿠바의 전통적 음악들을 승계하고 있다는 면에서, 그리고 혁명 영웅에 대한 찬가라는 점에서 그런 분류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여러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쿠바 사람들에게 피델 카스트로에 관해 물으면 호오가 극단적으로 엇갈리지만 체 게바라에 대해서는 한결같은 호의와 지지를 보낸다고 한다.

그만큼 쿠바 현대사의 상징적 인물로, 정신적 지주로서 큰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게바라가 구현하고자 했던 인간 존중의 정신이 역설적으로 카스트로의 독재를 뒷받침하는 도구가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안타깝다.
국민들이 이의를 제기할 때마다 게바라를 들먹이는 방식으로 집권 기반의 안정을 꾀해 온 인물이 카스트로 아닌가. 카스트로는 이미 혁명 당시의 그 카스트로가 아니다.
하지만 죽은 게바라는 말이 없다.
변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혁명 이후 등장한 음악인, 혁명 이전의 '뜨로바'에서 변형된 '누에바 뜨로바' 음악을 통해 게바라를 추모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헌정 음반 하나 갖고 너무 멀리까지 와 버린건가. 하기사 '빨갱이 사냥에 혈안이 된' '분단 국가'에 사는 주제에 이런 고민은 너무 사치스럽다.


            퍼옴


  Hasta Siempre Comandante





  Zebda - Hasta Siempr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Alan Shavarsh Bardezbanian-Oud Masterpieces

  • 파호
  • 2014-01-18
  • 조회 수 1808

Ghazal

  • paho
  • 2005-10-05
  • 조회 수 3731

Hasta Siempre Comandante

  • paho
  • 2005-10-05
  • 조회 수 3846

월드뮤직이란?

중국문화와 한국

  • paho
  • 2005-09-05
  • 조회 수 3889

Cranes 백학(白鶴)

  • paho
  • 2005-10-05
  • 조회 수 3913

모르나-쎄자리아 에보라의 '국적'을 찾아서(신현준님글)

  • paho
  • 2005-09-07
  • 조회 수 3913

Australia Didgeridoo(호주 디제리두 연주) [15]

  • paho
  • 2005-10-04
  • 조회 수 3975

파두-포르투갈어로 노래하는 '월드 디바'들 (신현준님 글)

  • paho
  • 2005-09-07
  • 조회 수 4023

인도네시아

  • paho
  • 2005-09-05
  • 조회 수 4026

chanson(샹송)

  • paho
  • 2005-10-05
  • 조회 수 4046

Hajra Gypsy

  • paho
  • 2005-10-05
  • 조회 수 4075

Salsa(살사)

  • paho
  • 2005-09-05
  • 조회 수 4105

South Africa(신현준님글)

  • paho
  • 2005-09-05
  • 조회 수 4286

Bossa Nova(보사노바)

  • paho
  • 2005-09-05
  • 조회 수 4340

Bella Ciao(벨라치아오) [16]

  • paho
  • 2005-10-05
  • 조회 수 4351

아시아의 팝 음악, 악취, 향취, 무취, 그리고 독취 (신현준님 글)

  • paho
  • 2005-09-07
  • 조회 수 4410

Gypsy [41]

  • paho
  • 2005-10-05
  • 조회 수 4504

월드뮤직 레이블 소개

  • paho
  • 2005-10-19
  • 조회 수 4594

Latin Music

  • paho
  • 2005-10-19
  • 조회 수 4647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

X